어제 1년에 한번 있는 관광분야의 전략회의에 발제자로 다녀왔다. 정부 주요 의사결정자 분들이 참여하는 자리인건 알고 있어서 발제 자료는 나름 열심히 만들었었다. 막상 도착하니 나의 자리가 국무총리님과 문체부장관님 사이에 배정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발제는 잘 진행되었고 우리 크트의 화면을 유심히 보는 의사결정자 분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 우리 이야기를 이런 높은 사람들이 경청하게 되었구나..
회의가 끝나고 사진 몇개를 받았는데 평생을 앉지 못할 자리에 앉아봤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뉴스 보도자료에도 몇개 나왔다. 부모님과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투자사와 회사 유관 팀원들에게 사진을 전달해 주면서 많이 흐뭇했었다.
회의 다음날인 오늘, 어제 일들을 되짚어 보면서 어제 내가 마음이 다시 들떴구나 싶었다. 내가 그 회의에 무리한 일정을 넣어 참석하게 되었던 이유는 한국 인바운드 시장을 위해서였다. 한국 인바운드 시장이 지금 외국인들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설정되어야 우리가 몸담고 있는 한국 관광이 단/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관광의 토양에 현장의 목소리를 넣고 싶어 크트 대표로서 참여한 것이다.
막상 회의를 진행하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고 기억하기 좋은 사진들이 나오니 마음이 많이 들떴던 것 같다. 괜히 인정받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역할 중 하나일 뿐인데 괜스레 마음이 들뜬다. 회의에 참석해서 발제 했다고해서, 중요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우리 크트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된 것은 아니다.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된 것은 아니다. 나의 바람대로 인바운드 시장을 모두 장악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제발. 들뜨지 말아야 한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나는 아이코닉 한 이미지를 충분히 가졌기 때문이고 7년 동안 다른 대표들처럼 버텼기 때문이다. 붕 뜬 네임밸류에 치여서는 안 된다. 실력이 없는 지위는 모래성처럼 언젠가 무너지기 때문.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P.S. 회의에서 공표된 내년의 전략방향들은 이미 현재 인바운드 고객들의 니즈를 십분 담고 있었다. 정부도 실무단에서 관광을 위해서 고민하고 노력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양이 잘 만들어지는 만큼 더 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