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방문한 대만. 대만은 크트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지역이다. 이번에 대만에 오면서는 ‘크트가 대만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고 싶기도 했다. 답은 ‘세 배는 더 갈 수 있다.’
이번에 왔을때는 못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비되어있지 않은 타이페이의 도로들이 눈에 띄었고, 부족한 예산에 허덕이는 풍경들이 보인다. 수도의 잘나가는 병원들도 시설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오토바이들은 아직도 거기를 점거하며 매연을 뿜어댄다 (운전할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중국으로부터 오는 불안함도 느껴진다. 지방 유명 관광도시들은 주말에도 사람이 너무 없다. 일본, 한국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신용 경제로 접어들지 못한 모습이 특히 눈에 띄기도 했다. 지방에서 카드 사용은 불가능했고, 타이페이에서도 이번엔 왠지 모르게 훨씬 더 힘들었다. 그래도 타이페이에서는 영수증이라도 끊어주는반면 지방에서는 영수증 자체를 요구할 수 없는 분위기. 현금 경제의 큰 단점은 사회 구성원들이 약속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세수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득이 잡히지 않으니 세금을 완벽하게 걷을수가 없다. 일본의 경우 현금 경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영수증을 끊고 요구할 수 있다. 한국은 카드 사용율이 매우 높아 자연스럽게 신용경제로 접어 들었다. 대만은 가뜩찮게 중국이 수출을 막는 행태로 고전하고 있으면서도 세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인프라나 경제 시스템에서 보여지는 차이가 크트의 경쟁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크트가 제공하는 메디컬이나 시력교정시술의 경우 대만보다 한국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고급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한국으로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행인 것은, 한국에서 공격적으로 뷰티 의료를 홍보하는 분위기가 대만에도 있다. 덕분에 한국에 올 이유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 기껏 대만에서 홍보해 봐야 한국이 더 잘하고 더 저렴하기 때문에..ㅎㅎ 이 분야에서는 확실히 크트가 훨씬 더 공격적으로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형이나 중한(?) 메디컬도 통할 것 같다. 다른 카테고리는 잘 모르겠다. 소비력 부분에서 아직은 많은 한계가 보인다. TSMC이외 더 큰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기진 않았다. 그래도, 성공할 곳이라면 언제나 그랬듯 답을 찾을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좋았던 점은 코로나 이후로 훨씬 더 한류가 곳곳에 퍼져있다. 편의점에 일본 매대를 압도하는 한국 과자 섹션, 한국 아이돌이 광고하는 통신사, 한국어를 할 줄 안다고 말을 거는 대만사람들.. 예전엔 이렇게까지 주목받지는 못했었다.
여튼, 대만은 뭘해도 좋다. 크트 접고 싶었을때 힘이 되준 그들을 잊기는 어렵다. 대만의 지방 도시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서핑할때 봤던 끝없는 파도들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날씨는 좋았고 물가는 믿지 못할만큼 저렴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또 놀러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