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가 잘해왔었던 여행 쪽 일들을 대폭 중지하거나 미루었다. 당시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부러웠었다. 언젠가는 우리 회사도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는 기회가 올거라 기대하며 시리즈 B 투자를 마무리했다. 긴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경기 침체의 전조들이 보였다. 주식시장의 조정, 스타트업들의 펀딩 실패로 인한 서비스 중단, 구조조정 등… 기대감을 안고 다음 스텝을 공격적으로 준비했던 우리 팀이 코로나 상황처럼 전반적인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확장보다는 버티려는 생각
코로나라는 긴 터널 속에서 크리에이트립이라는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던 건 Runway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었다. 이에 우선순위가 아닌 일들의 지출을 삭감하고 공격적인 채용은 잠시 미루기로 했다. 다가오는 경제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에 대한 고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Runway를 늘릴 생각에 집중하다보니 여기저기 고칠 부분들이 훨씬 많이 보였다. 그러다보니 확장에 관한 생각보다는 ‘관리’, ‘효율’, ‘버티기’와 같은 단어들이 키워드가 되었다. 여행을 어떻게 확장시킬지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할지를 고민했다. 자연스럽게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지 못했고 고민 속에서 출근하게 되더라. 일을 할때도, 토론할때도 즐겁지가 않았다.
놓치고 있었던 본질
최근 이렇게 긴장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나의 생각을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하나 있었다.
요즘 우리 팀은 한창 조직별, 스쿼드별로 내년 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 과정에서 신사업 담당 팀원의 회의 자료를 미리 보았다. 팀원의 내년 계획은 원대했다. 그가 만든 장표들을 보면서 코로나가 끝나면 스스로도 해보고 싶었던 장밋빛 계획들이 떠올랐다. 그는 절약도 중요하지만 여행이 풀리고 있고 우린 자금이 풍부한 편이니 위기 상황에서도 확장 또한 비중있게 고민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장표에 써 있는 이 문장이 묘한 울림을 주었다.
그는 여행은 물론이고 자금 조달 쪽에서도 꽤나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들을 갖고 있었다. 확장에 관한 내용을 무게감있게 다뤄주는게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 부정적인 상황에 자신감을 잃고 과민 반응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최근 팀원들에게 시장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던 것도 꽤나 미안했다. 나만의 자신감을 잠시 잃어버렸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조건적인 방어보다는 슬기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모든 경제 지표가 바닥을 향하고 있지만 여행에서 우리의 실적은 최근 J커브에 가깝다. 코로나 전 대비 예약 고객들의 국적도 다각화 되어 중화권을 넘어 일본, 영어권 고객들의 예약 증가세가 뚜렷하다. 부정적인 경제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어 이룰 수 있는 일들을 과소평가했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제는 지켜야 할 것보다 도전해야 할 것들이 많이 떠오른다.
경기 상황은 당분간 바닥이겠지만 여행은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슬기롭게 도전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러서는 것보다는 사려깊은 도전이 중요하다.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팀원의 장표에서 본 ‘성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속도를 그려낸다‘라는 문구를 메모장에 적었다.
마지막으로는 유능한 팀원들과 같이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한 주였다. 난 운이 좋은 대표다. 2023년엔 우리가 맞다는걸 제대로 증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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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표 화이팅!
고민이 많이 묻어있다아 누나 2023년엔 잘될거다아
크리에이트립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