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소식이 한동안 화두였다. 처음 들어보는 은행이라 소식을 처음 접했을땐 임팩트가 어느정도 있는 건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스타트업에 위험하다라는 주제들은 끝까지 들여다보는 편인데, 은행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하다보니 어떤 은행이었는지부터 찾느라 소화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오늘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대해 소화한 내용과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어본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소화하다보니 토론이나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토론은 언제나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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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 가격 하락

실리콘밸리은행은 유동성이 극대화된 시점에 상당한 자산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이자율이 상승함에 따라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져 은행의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은행이 레버리지 가능한 자본 규모가 줄어들었다.

스타트업들의 예금 인출

실리콘밸리은행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많이 이용하던 은행이었다. 최근 인플레이션을 조정하기 위한 이자율 상승, 그로 인해 스타트업들의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주요 고객인 테크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했다. 채권 가격 하락과 합쳐져 은행 장부(book)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뱅크런

실리콘밸리은행 상황에서 아쉬운 점은 충분한 현금 보유량이 있었지만, 동시에 몰린 현금 수요로 인해 파산했다는 것이다. 경영진은 주식시장에서 22억 5천만 달러의 자본과 210억 달러의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것이라고 밝혔고 결국 18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했다. TPO에 맞지 않는 투명한 상황 공유였다는 의견이 많다. ~~투명성을 외치고 다니는 한 사람으로서 ‘현명한 투명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대중이 이용하는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CNN이 이 상황을 정확히 묘사했다.

성냥에 불이 붙었는데 은행이 “불이야”라고 대중에게 외쳤다. 결국 사회 전체에 카오스가 일어났다.

거시적 측면

이번 파산은 거시적인 자본시장의 측면에서 경기 하락기에 접어들때 일어나는 고전적인 패턴 중 하나인 듯하다.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화폐를 추가로 찍어냈다. 개인적으로는 경기가 소규모 침체를 겪었어야할 시점에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펀더멘탈이 약한 상태에서 부양되었고 그 결과 연착륙할 기회를 날려버린게 아닐까 생각한다. (한때 유동성 잔치가 무서웠던 적이 있었다.)

유동성 잔치가 한계에 오면서 자산의 가치가 추가로 상승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하방이 없이 경기가 서서히 가라 앉고 있다. 이런 사이클이 지속된다면 기존 자산들의 가격이 상승할것이라는 믿음 하에 유동성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킨 그룹부터 위기를 겪는다. 허공에 떠 있는 자산 가치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뱅크의 스타트업들이 이 거품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했었으며 가장 큰 피해자이다. 스타트업이나 은행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본이 풍부할때 경기의 하방을 생각해서 행동한다면 로켓성장의 기회를 놓칠수도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시가총액이 무너지면서 가장 연관이 많았던 실리콘밸리뱅크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반복되는 사이클

자본시장의 역사는 거품이 생기고 빠지고 본질로 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비록 어려운 과정이지만 사업의 본질을 지키며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더 크게 성공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ference

경제비전문가로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데 항상 이 영상이 도움이 가장 많이 되었다. How The Economic Machine Works by Ray Dailo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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