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러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부분 러닝을 할 때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달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상황이 나에게는 부담스러웠다. 내 페이스가 드러나는 것 같아 민망했고,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자연스러운 강박감이 늘 따라붙었다. 게다가 나는 담낭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달리다 보면 복통이 생길 때가 있다. 이럴 땐 속도를 바로 줄여야 하고, 한동안 제대로 달릴 수 없게 되니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나는 러닝 대신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스텝퍼 운동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텝퍼 운동이 체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스텝퍼가 모두 사용 중이던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러닝머신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달리기가 꽤 재미있었다. 10분 이상 달리면서 점점 속도를 올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30분간 달린 후에는 얼굴이 빨개지고 온몸에 땀이 나면서 묘한 성취감이 들었다. 그 후 러닝 실력을 가장 빨리 키우려면 ‘인터벌 트레이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인터벌 러닝을 도입했다.
러닝의 무서운 점 중 하나는 매일매일의 기록을 아주 쉽게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주로 4km를 달리는데, 어떤 날은 25분 만에, 어떤 날은 30분 만에 완주한다. 이렇게 기록이 차이날 때면 ‘오늘은 제대로 못했네’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기록에 대한 집착은 점점 강해졌고, 이는 내가 달리기를 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벌 트레이닝을 할 때 나는 고강도로 뛰는 구간에서 속도를 지나치게 올렸고, 그 결과 회복 구간에서 숨이 너무 차서 오래 걸어야 했다. 이렇게 되니 인터벌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은 발목 통증으로 인해 며칠간 운동을 쉬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원래의 운동 목적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날, 나는 내가 마음이 편안한 페이스로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놀랍게도 이렇게 달리니 걸어야 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졌고, 심박수도 꾸준히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같은 시간 동안 인터벌 트레이닝을 할 때보다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심리적인 압박도 줄어들어 더 자주 러닝을 하게 되었고 발목 통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알고 보니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며 꾸준히 달리는 것이 지방 연소에 더 효과적이고 관절에도 부담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지금은 70분의 운동 시간을 40분 웨이트와 30분 러닝으로 구성하고 있다. 기록이나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니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체지방률이 극적으로 감소했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무거운 음식 섭취를 줄이는 습관도 생겼다.
물론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속도를 올려보기도 하지만, 이제는 ‘4km를 몇 분 만에 완주했는지’ 같은 기록에 얽매이지 않는다. 체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지만 일주일 혹은 이주일 단위로 보면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꾸준히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멀리 갈 수 있는 길이다. 성장은 천천히 이루어지지만, 꾸준함 속에서 더 건강하고 강해질 수 있다. 운동의 진정한 목표는 나 자신을 알고 꾸준함의 힘을 배우는 것이라는걸 느낀다.
나는 러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러닝을 하면 혼자 달리기 보다 같이 달리는 세팅이 많았었어서 압박스러웠다. 달리기를 잘 하는 편이 아닌걸 굳이 알려주는것 같기도 하고, 같이 달리는 사람의 페이스에 맞춰야한다는 자연스러운 강박이 있어 부담스러웠다. 특히 나는 담낭에 (해결가능한) 이슈가 있어서 가끔 달릴때 국소적인 복통이 있을때가 있는데, 문제는 아프기 시작하면 달리기를 즉각적으로 꽤 오랜시간동안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유산소를 할때는 천국의 계단을 탔었다. 어느 순간 천국의 계단이 운동은 되지만 F45 만큼의 유산소 효과는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곤 하던 차, 우연히 천국의 계단이 꽉 차 있어서 엉겁결에 러닝머신에서 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왠일. 꽤 달릴만 했었다. 10분 이상 달리자 신기한 기분이 들면서 더 속도를 내서 달리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 한 30분 정도 달리고 유산소를 마무리하자 F45를 한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면서 알 수 없는 쾌감이 들었다.
러닝의 무서운 점이 한가지 있다면, 바로 그날 그날의 기록을 아주 쉽게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통상 4km 정도를 달리곤 하는데 4km를 25분만에 달릴 때도 있고 30분만에 달릴 때도 있다. 이런 기록 차이에 꽤나 목숨거는 나로서는 기록이 개선되지 않으면 그날 잘 못한거라고 생각하기 일쑤가 되곤 했다.
그 결과 인터벌 러닝을 할 때 급진적으로 속도를 높여서 뛰게 되었다. 그 반대급부로 적당한 속도의 인터벌 구간에서는 숨이 너무 차서 생각보다 더 길게 쉬어야 하곤 했다. 적당한 속도 구간이 더 길었다는 생각때문에 점점 속도를 높여서 뛰었고 어떤 날에는 발목이 아파서 쉬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순간 원래의 운동 취지를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운동을 와서는 급진적으로 뛰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마음 가는대로 뛰어보기로 했다. 심박수도 꽤나 높게 유지 되면서 긴 시간동안 걷는 구간이 없어졌다. 이게 왠걸. 내 생각과는 달리 죽자고 인터벌을 뛸 때보다 동일한 시간에 훨씬 더 많은 거리를 갔다. 발목이 아픈 증상도 없어졌다. 전속력으로 뛰고 걷는게 체력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심박수가 일정하지 않아 효과적인 지방 연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관절이 다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 후 꾸준히 페이스대로 러닝을 한다. 총 70분의 운동 시간을 40분 웨이트 30분 러닝으로 채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꾸준히 뛰었더니 결과는 드라마틱 했다. 내려가지 않던 체지방률이 극적으로 개선이 됬고, 더 잘 달리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거운 음식을 덜 먹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물론 가끔 체력이 좀 있는 느낌일 때는 전속력으로 뛰어보기도 하지만 더이상 ‘내가 최대 몇 km 를 뛰는지, 내가 몇 km를 몇 분만에 완주하는지’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뛰다 보면 체력은 하루만에 늘 수는 없지만 일주일, 이주일 간격으로는 확실히 늘어있다.